백의춘추-봉사의 기쁨
이상순(강릉아산병원 간호팀장)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5-21 오전 10:04:24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은 처음에 두렵고 떨리게 마련이다.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첫인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이 단순히 걱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는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얻은 깨달음이다.
지난 2004년 병원 간호부 수간호사들을 중심으로 국제키비탄 강릉아산클럽이 창립됐다.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육원과 경로당을 방문해 건강교육과 건강상담을 하고 있다.
보육원에서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건강교육, 도서관 견학, 마트 쇼핑, 놀이공원 가기, 오죽헌 탐방 등 평소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로당에서는 신나는 트로트 음악에 맞춰 유산소 운동하기, 건강교육, 혈압 혈당 측정 등 어르신들의 요구에 초점을 맞춘다.
올해 4월부터는 지역사회 공부방을 순회하면서 어린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고 있다. `찾아가는 네이버 책버스'와 함께 공부방을 찾을 때면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 나와 책읽기 삼매경에 빠져든다.
어린이들에게 건강 관련 책에 대해 설명할 때면 정말 신난다. 우리가 찾아가는 공부방은 주로 저소득층 자녀들이 주거하는 지역에 있고, 편부모이거나 할머니가 손자손녀를 돌보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이런 곳일수록 간호사의 손길이 더욱 필요하고, 간호사의 기지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병원근무와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춘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병원에서 환자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간호를 하듯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간호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간호사들의 봉사활동은 특히 호평 받고 있다.
기존의 틀을 변형한 여러 봉사활동이 올해도 간호계에서 지속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스스로의 위상을 높이고, 미래의 꿈을 키워 나가는 어린이들에게 간호사에 대한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상순(강릉아산병원 간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