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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춘추-위대한 어머니
원영(분당차병원 간호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7-07-04 오전 09:52:14


  “너는 거꾸로 태어나다가 죽을 뻔했기 때문에 산모들에게 더 잘 해야 돼.”

 오늘도 출근길에 엄마는 이런 조언을 해주신다. 나는 분만실 간호사다. 일하면서 참으로 다양한 산모와 보호자들을 만나게 된다. 기쁨과 감동의 순간도 있고, 아기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산모와 같이 아파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산모가 있다. 임신 18주부터 침상에 누워서만 생활하던 한 여성과 그 옆자리를 항상 지키며 손발이 되어준 어머니가 있었다. 두 모녀를 볼 때마다 엄마라는 존재에, 엄마라는 이름에 놀라곤 했었다.

 다들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의 손을 놓지 않았고, 아이는 30주의 작은 몸으로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며 세상에 나왔다.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들 눈에도 감동의 눈물이 고였고,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분만실에 들어서면 엄마가 되기 위해 모든 고통을 참고 인내하는 위대한 여자들을 만날 수 있다. 울고 소리치며 긴 시간동안 정신없이 진통을 하다가도 아기를 품에 안으면 어느새 힘들었던 순간들은 다 잊어버리고 해맑은 웃음과 행복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그들 앞에서 나 또한 행복한 웃음을 머금게 된다.

 행복한 일을 맞이한 이들에겐 기쁨의 웃음을 함께 나눠주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 앞에선 슬픔을 함께 감싸주는 존재가 간호사다. 작은 새 생명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 주고 세상의 따뜻함을 전해주고, 아이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관심 갖고 헤아리는 게 간호사다.

 지금까지 수많은 산모와 보호자 그리고 아이를 보았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그 위대한 순간을 함께 하면서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게 늘 감사하다. 모든 아이들이 축복받으면서 건강하고 우렁찬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언젠가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때, `엄마는 너 같은 아이가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간호사란다'라고 가슴 벅차게 말할 수 있는 그런 간호사가 되고 싶다.

원영(분당차병원 간호사)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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