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Home / 시론/칼럼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인쇄
백의춘추-가족
구연옥(시인 경북 송백보건진료소장)
[송백보건진료소장] 구연옥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5-04 오전 10:05:41

 산들이 푸르름으로 생기를 찾아 가고 물 오른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명력이 활력을 더하게 하는 오월이다. 아름다운 꽃과 화사한 햇살, 간간이 손잡고 거니는 가족들을 보니 그리움 속에 남아있는 유년시절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주말을 이용해 막내아들이 왔다/가슴 언저리에 싸한 바람으로 남아 있던/빈 공간을 몰고 다니는 아이/기다림 끝에서 맞이하는/반가움의 해후/집안으로 들어서는 아들이 앉기 무섭게/산해진미 다 동원해도/성이 차지 않을 먹거리로/상을 차려 내 오시는 어머니/아들이 집을 나서면/먹거리 더 해서 한 보퉁이 짐을 싼다/손에 익은 짐 싸는 솜씨는/다섯 아이 바라지에서 얻은 노하우/한웅큼 /어머니 정성이/ 보퉁이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것을/아들은 알까(`막내아들' 중에서)

 고등학생인 아들은 보퉁이에 담긴 어머니의 그 마음을 알지 못했다. 가져가지 않겠다고 두고 가는 보퉁이를 어머니는 따라 가면서 손에 들려주곤 했었다.

 그 막내아들은 이제 자녀를 둔 어엿한 가장이 되었고, 늘 흰 앞치마를 두르고 비녀머리 단아하시던 어머니는 유모차에 의지해야만 보행이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어 있다. 그 시절 막내아들은 집에만 다녀가면 소화불량에 설사를 하곤 했었다는 얘기를 성인이 되어서야 했다. 잘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사랑이 보퉁이 속에 녹아 있었다는 것을 늦게야 알게 되었다는 막내아들의 고백이 가슴 저리게 한다.

 부지런함으로 가족을 감싸 안으셨고 가슴으로 자식을 품었던 우리의 어버이들, 그분들의 꿈과 희망은 오로지 자녀들에 관한 것이었다. 자녀들이 독립하여 그 울타리를 벗어난 후 남은 것은 허한 가슴과 노쇠하여 얻게 되는 병치레 뿐, 그러나 아직도 아들들이 자라고 지나간 그 자리를 지키면서 아들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계신다.

 가정의 달 오월이 되면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일이지만 가족이 함께하는 가정은 소중한 곳이다. 서로 사랑하고 지지하며 무한한 에너지를 솟게 하는 힘을 얻고 나눌 수 있는 곳이 아니던가. 뿌리 깊은 나무가 잘 성장하듯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사람의 도리와 효가 바탕이 되는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이번 오월엔 아이들과 함께 고향에 계시는 어버이의 주름진 손을 잡아드리자. 맞잡은 가족의 손과 가슴에서 우러나온 사랑의 온기가 삶의 활력이 되어 가정에서 사회로 건강하게 물결치기를 희망해 본다.

구연옥(시인 경북 송백보건진료소장)

  • 중앙대 건강간호대학원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간호사신문
대한간호협회 서울시 중구 동호로 314 우)04615TEL : (02)2260-2571
등록번호 : 서울아00844등록일자 : 2009년 4월 22일발행일자 : 2000년 10월 4일발행·편집인 : 신경림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경림
Copyright(c) 2016 All rights reserved. contact news@koreanursing.or.k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