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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간호로 여는 화해와 용서의 시대
이 원 희(기독간호사협회 이사)
[기독간호사협회 이사] 이원희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4-08-19 오전 10:32:36

 제16차 국제기독간호사협회(NCF International 16th Quadrennial Conference) 서울대회가 `21세기의 도전과 과제' 주제로 지난달 열렸다. 40개국 500여명 세계 간호사들의 축제였다.

 국제기독간호사협회(Nurses Christian Fellowship International)가 다른 학회와 다른 점은 간호학문을 신앙과 통합하는 데 있다. 즉 기독간호사는 care에서 간호사와 caregiver의 가치관을 재점검하고, 열악한 간호현장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낼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모색하여 간호(연구·이론·실무·교육)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기독간호의 정체성을 잘 볼 수 있었던 한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 국제기독간호사협회 이사 중 한 사람인 푸쿠시마 치에코 일본기독간호사협회장은 대회 마지막 날 오전 세션이 끝나갈 때 시간 할애를 요청해 일제강점기에 대한 과거 일본의 역사적 잘못을 울면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일본 사람들에 대한 미움도 컸었지만,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자비에 감사를 드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마음이었다.

 일본의 과거 잘못을 공식적으로 사과할 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다른 나라 사람들도 서로 눈물을 흘리며 서로가 국가를 대신하여 용서를 구하고 포옹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예수님 안에서, 국가와 국가의 두터운 장벽 은 허물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민간외교, 특히 종교적인 만남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한일관계를 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8·15 광복절을 기념하면서 해마다 정부도 국가차원에서 긴장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동시에 국민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각 민간단체들이 이번 대회와 같은 다각적인 접근으로 한일관계를 포함해 국가간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시각에서 이번 대회를 평가해 보면 기독간호사들이 솔선수범해 민간외교의 새로운 역할모델을 잘 제시했다고 본다. 이러한 한일관계의 화해 분위기는 영국인들에게 감동을 주어 과거 영국이 강점하였던 지역의 사람들에게까지 회개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

 서울대회에서는 또 세계화와 건강을 주제로 간호사의 사명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다. 세계화의 긍정적인 결과로는 빈곤의 감소, 부의 분배, 건강 향상, 질병관리의 향상, 국경을 넘어선 전문성과 기술, 자원활용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빈익빈 부익부의 환경, 세계적 권력의 불안정, 핵전쟁, 테러의 위협, 자유무역으로 인한 약물·흡연·포르노의 확산으로 건강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간호사의 사명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간호교육의 향상, 근거에 기반된 간호실무, 능력 있는 헌신된 지도자 양성, 새로운 간호모델 구축 등이 제시됐다. 일례로 일차건강관리와 간호중재개발이 세계화에 따른 건강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라고 할 수 있다.

 한 보고에 의하면 간호사의 75%가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56%가 간호의 질 저하와 환자를 위한 케어 시간의 부족을 느끼고, 50%가 지치고 좌절하며 퇴근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간호사의 스트레스 감소 및 간호의 질 증진에 기여할 것인가. 교육을 더 많이 받고, 월급이 많아지고 영향력이 커지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이러한 간호의 외형적인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간호의 내재적인 가치인 소명 의식과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전인간호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간호사의 역할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기독간호(Christian Nursing)란 이러한 간호의 내재적 가치를 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대회는 끝났지만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는 일본기독간호사협회장의 일제 강점기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의 시간, 화해와 하나됨의 순간들이 아름답게 남아있다. 우리는 피부와 언어, 살아온 문화는 서로 달라도 화해와 나눔의 모습으로 서울대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맛을 보았다. It was really a taste of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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