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평등한 국가 출산율 높다
저출산 극복 위해 일-가정 양립 정책 시급
[편집국]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12-16 오전 10:04:30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 등 높은 출산율
-한국 여성권한척도 65위 - 출산율 세계 최저
남녀가 평등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국가에서는 출산율도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고, 여성 고용을 촉진시키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김태현)이 여성정책 관련 이슈와 최신정보를 담아 발행하는 정기간행물인 `KWDI Brief' 2호에 게재된 내용이다.
연구원은 한 나라의 성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와 출산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성평등 지표로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매년 발표하는 여성권한척도,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인간개발지수를 활용했다.
2008년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108개국 가운데 여성권한척도 65위, 인간개발지수 22위를 차지했다. 여성권한척도는 정치 및 경제 분야의 남녀 관리직 비율, 국회의원 비율, 소득비율 등으로 측정한다. 인간개발지수는 평균수명, 문맹률, 취학률, 국민 소득수준 등에 근거해 산출한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정치적·경제적 권한이 높고, 양성평등한 사회에서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권한척도 순위가 높은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의 경우 출산율(1.7~2.0명)이 높았다. 반면 여성권한척도 순위가 낮은 한국, 포르투갈, 체코, 폴란드 등은 출산율(1.2~1.4명)이 낮았다. 한국은 1.2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도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65% 이상인 미국, 영국, 뉴질랜드, 스웨덴 등은 출산율이 높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 이후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출산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2009년 현재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50% 수준이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인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50% 정도였던 1980년대에는 출산율이 낮았던 현상과 일치한다.
삶의 질 수준을 보여주는 인간개발지수가 높은 미국,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등 OECD 국가들에서 역시 출산율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저출산 극복 방안으로 여성의 고용을 촉진시키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