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건국대병원 `다섯 손가락' 마음을 열어 주는 수화
[편집국] 주선영 syju@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8-10 오전 11:44:29

“우리가 수화로 공연까지 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 매주 연습실에 모여 수화 공부를 하다보면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가요.”
매주 월요일 늦은 저녁시간, 건국대병원 세미나실에 간호사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자리에 앉아 손가락을 푸는 것도 잠시, 세미나실 안은 어느새 다양한 수화동작들로 가득 찬다.
이들은 건국대병원 수화동아리 `다섯 손가락' 멤버들. 소리 없이 손가락 다섯 개로 큰 감동을 전한다는 뜻에서 이름도 `다섯 손가락'이라고 붙였다. 간호사뿐만 아니라 의사, 방사선사, 원무과 직원 등 다양한 직종의 병원 직원들이 활동 중이다.
“수화 배우기는 병원 생활에 에너지를 주는 활력소예요. 수화를 열심히 배워서 청각장애인 환자가 왔을 때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이 제 목표랍니다.” (정 현 소아과 외래 간호사)
병원을 찾는 청각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돼주고 싶다는 소망으로 병원 직원들끼리 작은 모임을 만든 것이 동아리 활동의 시작. 올해 3월부터는 1기 기초반을 만들고 전문 수화통역사를 초빙해 본격적으로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린 교육시간을 통해 손가락으로 글자를 표현하는 지문자부터 시간대에 따른 인사, 가족관계, 인체와 음식, 자연 등 기본적인 내용들을 배웠다.
특히 청각장애인 환자를 돌보게 될 경우를 대비해 병원에서 요구되는 의사소통에 필요한 대화를 배우는 상황수화, 노래와 시를 통한 수화 배우기가 큰 인기를 끌었다. 7월에는 교육과정 수료식과 함께 수화 공연을 가졌다. `다섯 손가락' 멤버들의 꿈은 원내 활동에만 멈추지 않는다. 2기, 3기 교육생을 계속 배출해 지역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싶다고.
박현경 간호사는 “주사실에 온 청각장애인을 간단한 수화로 안내해 주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면서 “수화 배우기는 나 자신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디딤돌”이라고 말했다.
주선영 기자 syju@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