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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 명명식
[편집국] 김현정   hjkim@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5-18 오전 09:41:30

 “고향을 떠나 이곳에서 간호사로 제일 오랫동안 일하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천막을 접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없어도 환자들을 잘 도와주는 간호사들이 계셔서 마음 놓고 갑니다.”

 한 평생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로서, 친구로서 사랑을 심은 마리안느 스퇴거(72세)와 마가렛 피사렉(71세) 간호사 수녀가 지난해 말 이제 제대로 일할 수 없어 오히려 부담을 줄까 몰래 떠난다며 남긴 `사랑하는 친구, 은인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 한 구절이다.

 젊은 나이에 오스트리아에서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들을 찾아온 이 두 간호사 수녀는 외국 의료진을 초청해 장애 교정수술을 하고 물리치료기를 도입해 환우들의 재활의지를 북돋웠으며 한센병 자녀들을 위해 영아원을 운영하고 보육과 자활사업 등을 하며 열악한 소록도 환경과 싸워왔다.

 백발이 성성해질 때까지 보여준 사랑과 봉사는 많은 한국의 의사와 간호사들을 소록도로 달려가게 했고 이제는 자리잡은 보건의료시스템에 안심하며 떠날 수 있게 됐다는 두 수녀였다. 오히려 “부족한 외국인으로서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 감사하다”며 소록도 주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최미자 국립소록도병원 간호과장은 “두 간호사 수녀는 몸을 던지는 자세로 참 간호와 봉사를 보여줬다”며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늘 환자 곁에 있고자 노력한 그들의 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이들의 감사함을 기억하는 의미에서 개원 90주년을 맞이한 5월 15일 두 수녀가 생활했던 공간에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집'이라는 건물 명명식을 가졌다.

 텔레비전도 없이 작은 장롱만 있던 두 수녀의 생활공간에는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걸려 있지 않다. 자신들의 선행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었기 때문. 국내외 언론들이 수없이 찾아와도 번번이 인터뷰와 사진촬영을 거절했고 외부인사가 찾아오면 늘 몸을 감췄다는 전언이다.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집'은 이렇게 항상 몸을 낮춘 두 수녀의 봉사와 사랑을 담아낸 소박하지만 충만한 공간이다. 소록도의 곳곳에는 참 간호를 실천한 두 수녀의 헌신과 섬김의 정신이 사진보다 뚜렷이 오래도록 서려있지 않을까 싶다.

 마리안느 스퇴거는 1959년, 마가렛 피사렉은 1962년에 오스트리아 간호사 면허를 갖고 소록도에 발을 디뎠다. 두 간호사는 국민포장, 복지부 및 대한간호협회 감사패, 대통령 표창, 국민포장 등을 받았다.

김현정 기자 hjkim@koreanurse.or.kr
  • 중앙대 건강간호대학원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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