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 기장 수상자 박경옥
"이웃 위한 간호와 기도로 채운 삶"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10-30 오전 09:01:08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가엾은 이들에 대한 간호와 기도입니다. 그 가치에 성실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영예를 안게되니 믿어지질 않네요."
박경옥 간호사(63·한국가톨릭호스피스협회 간호봉사자)는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환자들과 함께 하며 헌신적인 간호를 펼쳐 제39회 나이팅게일 기장을 받았다.
박 간호사는 24년전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재직 시절부터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지켜왔다. 폭력배, 윤락녀 등 불우한 환경에 처한 이들을 돌봐주고 바른 길로 교화시키는데 힘썼던 것.
"창녀촌에 군밤을 사 갖고 들어가 말을 붙여보고, 폭력배들에게 `뭐 도와줄 것 없느냐'며 다가갔지요. 그렇게 친근한 이웃처럼 대하다보니 어느 틈에 이모, 엄마 소리를 듣게 되더군요."
또한 나환자와 저소득층 환자들의 집을 찾아가 방문간호를 하는데도 전념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중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조기 퇴원해야 하는 실정이 너무 안타까웠다"는 그는 환자를 접할 기회가 드문 공급실 소속일 때도 틈나는 대로 병동이나 환자 가정으로 발걸음을 했다.
퇴직 후부터는 호스피스자원봉사자로 일하며 말기환자들이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정성껏 도와 `한국의 마더 테레사'로 불렸다. 그는 "죽음을 앞둔 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간직한 채 세상과 작별토록 해주는 게 제 사명"이라며 "제가 돌본 분들도 천상에서 저를 돕겠지 생각하면 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특별히 대한간호협회 80주년인 해에 기장을 받아 더욱 뜻깊다는 박 간호사는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충실한 삶을 살았던 나이팅게일 여사와, 빈곤한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투신한 테레사 여사를 닮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말을 맺었다.
박경옥 간호사는 1961년 서울여자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성바오로병원 등에서 36년간 재직했으며, 파독간호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국민훈장 목련장, 임상간호사회 `자랑스런 간호인상'을 받은 바 있다.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