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세브란스병원 김현옥 간호부원장
"병원에 기여하는 간호부서 만들 터"
[편집국]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08-14 오전 09:51:45

"간호사 부원장에 대한 주위의 기대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국 간호역사의 새 장을 여는 간호사 부원장이 탄생했다. 영예의 주인공은 연대 세브란스병원 김현옥 간호담당 부원장. 이미 간호사 부원장이 보편화 된 미국에서 최근까지 일했고 병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각별한 관심과 기대가 조금은 낯선 듯 막중한 책임감이 앞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열심히 일하는 간호사들을 어떻게 인정하고 지원해 나갈 것인가 고민하고, 간호사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관리자의 몫"이라면서 자신의 핵심 역할은 `간호사들을 지지(support)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원장은 간호사들의 임상실무수행능력 표준 개발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능력 단계별로 교육 및 평가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하고 궁극적으로는 평가결과에 따른 보상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자신감 있게 당당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갖출 때 진정으로 친절한 간호가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한 김 부원장은 "간호사의 친절은 환자의 작은 요구도 따뜻하게 헤아릴 수 있는 깊은 애정(compassion)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의 특성에 맞게 간호사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일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보호자가 함께 있을 수밖에 없는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적 환경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간호사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엔 외롭게 투병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던 미국 생활에서의 경험도 작용했다.
"간호부서가 어떻게 병원에 기여하고 있는지 입증해 보여주고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항상 통계자료와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주장을 펴고 상대를 설득시켜 나가는 것이 김 부원장의 리더십 전략이자 원칙. 그래서 얻은 별명이 `데이터의 여왕(Data Queen)' 이었다고 한다. 병원 내 여러 부서와 긴밀히 의사소통을 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간호부서의 위상을 높이는데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는 항상 병원의 목적을 생각하고 그 안에서 존재해야 하며,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 또한 김 부원장의 지론. 일반 간호사들도 하루 입원 환자 수 같은 기본통계 정도는 꿰고 있고, 병원이 직면한 문제점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원장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환자를 위해 유익한 선택인가'를 가장 우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병원에 도움이 되는가, 간호사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순으로 판단기준을 삼는다.
지난 몇 달간 보고 느낀 한국의 간호에 대해선 "너무 복잡하고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가운데 때로 에센스를 놓치고 있는 듯하다"면서 "환자 곁으로, 간호의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동양인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화려한 경력을 쌓으며 행정가로, 경영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했다. "사회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을 읽으면서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해 노력했고, 미래의 나를 위해 항상 공부하고 준비했다"고 한다. 부하 직원의 능력 개발을 위해 성심을 다했던 노력도 주요했다.
김 부원장은 자신을 `잘 웃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시원하고 경쾌한 웃음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풀기 위해 유머를 배우고 익히는 가운데 만들어진 작품이다.
정규숙 기자 kschung@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