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합격한 유현정 간호사
"의료법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싶어"
[편집국]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02-12 오후 13:22:13

"법조인으로서, 간호사로서 제가 지닌 전문성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제44회 사법시험에서 합격의 영예를 안은 유현정 간호사는 삶을 당당하게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전문자격을 두 가지 갖게 됐다는 사실이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유 간호사의 새로운 인생도전은 연대 간호대학 4년을 마치고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후 법대 3학년에 편입해 복수전공의 길을 택하면서 시작됐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순리에 맞춰, 정의롭게 풀어나가는 법 체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법학 공부 초기는 한자와의 지루한 싸움으로 이어졌고 한 때는 컴컴한 늪에 빠진 듯 절망적이었지만 꿋꿋이 이겨나갔다. 1997년 졸업할 무렵 법대 고시반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험준비를 시작했고 2001년 1차 시험, 2002년 2차 시험에 합격했다.
"시험 공부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1차에 몇 차례 떨어지면서 좌절과 갈등이 컸습니다. 고통의 시간을 보내며 겸허하게 자신을 되돌아보았지요. 신림동 고시촌으로 옮겨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했는데 좋은 결실을 거둬 기쁩니다. 무엇보다 끝까지 믿고 격려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유 간호사의 꿈은 우선 사법연수원 생활을 마친 후 판사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 이후에는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걸맞게 법을 적용하고, 판결에 대한 논리와 이론을 연구하는데 전념하고 싶다고 한다.
"너무나 중요한 법이면서도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의료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의료분쟁이 일어났을 때 대립되는 이해관계에 놓인 환자와 의료인 사이에서 공정하고 적정한 기준인 `균형정의'를 찾아내고 적용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법학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유 간호사는 "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법리적 타당성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현명하고 슬기로운 법조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정규숙 기자 kschung@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