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장군 양 승 숙 간호병과장
"여군 위한 정책개발에 앞장"
[편집국] 이월숙 moonlee@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1-11-15 오전 11:18:48

"제 개인의 기쁨을 넘어 그동안 묵묵히 맡은 소임을 다해 온 2400여명 여군 전체의 영예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장군으로서 국가와 군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국군 창설 53년만에 처음으로 여성장군으로 진급되는 양승숙 대령은 "자긍심과 신념을 갖고 자신의 길에 매진하면 여성도 당당히 장군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 된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며 "여군 전체를 대표하는 장군으로서 명예를 지키고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여성장군 탄생을 계기로 여군은 물론 모든 여성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사회적 지위가 한 차원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간호병과와 일반병과를 초월해 여군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 대령은 "대학시절 야전병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매시'를 보고 간호장교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져 간호후보생 공모에 지원했다"면서 "부모님과 친구들이 '여자가 하기엔 너무 힘든 일'이라며 말렸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꿈을 접을 순 없었다"고 말했다.
1973년 전남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양 대령은 간호후보 29기 소위로 임관하면서 간호장교의 길에 들어섰다.
"처음 부임한 원주병원의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부상을 입고 제 손길을 기다리는 장병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후론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 하나로 흔들림없이 살아왔습니다."
양 대령은 국군수도병원 간호부장, 국군 의무사령부 의료관리담당관을 거쳐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을 역임했으며 한양대에서 간호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8년간의 군 생활 가운데 가장 힘들었고 그만큼 보람있었던 일로는 폐교 논란이 있었던 국군간호사관학교의 존속이 확정된 것을 꼽았다.
양 대령은 "대한간호협회와 17만 간호사, 학교 동문, 여성계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학교장으로 재직하던 2년 동안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해 한 학년씩 줄어들 때마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참아내야 했다"고 회고했다.
대학재학 시절 만난 남편 이병웅(충남교육청 장학사)씨와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는 양 대령은 간호사 자매로도 유명하다. 양승희 대전시간호사회장이 큰언니이며 여동생 양순승 씨는 정신보건간호사로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 사랑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양 대령은 "자식을 위해 매일 새벽기도를 드리던 어머니와 가족들의 따뜻한 격려와 지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전후방 교체근무를 하느라 고3때마저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두 딸에게 미안할 따름"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양 대령은 합리적이고 소탈한 성격으로 탁월한 리더십과 배포, 호탕함을 두루 갖춘 지도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월숙 기자 moonlee@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