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혜 간호사는 일제강점기에 여성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독립운동을 해냈다. 그의 삶은 바로 우리 역사가 잊고 있었던 절반의 독립운동, 여성의 독립운동사가 가진 가치다.”
대한민국을 간호한 독립운동가 박자혜 간호사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지상파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방송됐다. MBC는 광복절 특집으로 다큐멘터리 `독립운동, 그 절반의 이름 - 간호사 박자혜'를 제작해 8월 11일 밤 `MBC 프라임' 프로그램을 통해 50분간 방송했다.
박자혜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동료 간호사와 조산사들을 규합해 `간우회'를 조직하고 독립만세운동 동참을 주도한 인물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과 결혼해 아내이자 동지로서 독립운동을 함께 했다. 일제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 독립투사들을 돕는 임무를 수행했으며, 특히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식산은행 파괴 임무를 띠고 잠입한 의열단원 나석주 의사를 도왔다.
이번 다큐는 그동안 신채호 선생의 아내라는 이름에 묻혀 있었던 박자혜 선생을 여성 독립운동가로 재조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역사학자들의 고증과 평가, 유족과 지인들의 생생한 증언, 중국 현지 취재 등에 근거해 밀도있게 구성했다.
신교육을 받은 전문직 여성 박자혜 간호사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운명과 맞서 싸우며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고, 책임지는 삶을 살다 갔다. 혁명가 신채호와 여장부 박자혜는 같은 꿈을 향해 인생을 던진 동지애로 살았다. 신채호 선생이 위대한 영웅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박자혜 선생 같은 조력자가 있어 가능했다.
다큐의 시작과 끝은 대한간호협회가 개최한 박자혜 선생 추모행사가 장식했다. 박자혜 선생을 위해 처음으로 열린 추모제였던 만큼 그 의미를 부여해 비중있게 다뤘다. 간호협회는 박자혜 선생이 올해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신채호·박자혜 묘역(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서 추모행사를 지난 7월 15일 개최했다. 박자혜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 여사는 “대한간호협회에서 추모제를 열어줘 너무나 기쁘고 감격스럽다”면서 “역사 속에 묻혔던 시어머니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다큐에서는 우리 역사가 독립운동을 한 여성, 독립운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던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마지막 메시지를 던졌다. “비석에 새겨진 박자혜라는 이름이 말하고 있다. 절반의 독립운동을 기억하라.”
이번 다큐의 내레이션은 인기가수 JK 김동욱이 맡았다.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박자혜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을 한 간호사를 발굴하고 알리기 위해 힘써왔으며, 이번에 다큐가 제작되는 과정에 적극 협력하고 지원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박자혜 선생의 애국정신과 의로운 삶을 기리고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면서 “독립운동을 한 간호사들을 찾아내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박자혜 선생의 생애는 간호사신문 7월 2일·23일자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