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은 환자안전사고가 났을 때 질책을 받을까봐 두려워 보고를 망설인 경험이 있으며,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조직 분위기에 실망하고 상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호사의 환자안전사고 유발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제시됐다. 책임연구원은 이태경 경산1대 간호학과 교수로, 간호행정학회지 2014년 1월호에 실렸다.
연구에서는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일반간호사 중 환자안전사고 경험이 있는 간호사들을 심층면담했다.
연구결과 간호사들의 환자안전사고 유발경험이 6가지 범주로 도출됐다.
○… (환자상태 악화에 대한 두려움)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간호사들은 당황하고 혼란에 빠지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했다. 환자상태가 악화될까봐 두렵고, 현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환자상태 변화에 모든 신경을 쏟게 됐다.
○… (사건 보고에 대한 갈등) 문책과 낙인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건을 보고할 지를 두고 갈등했다. 간호사로서의 자신의 입지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두려워했다.
○… (사고원인을 열악한 근무여건 탓으로 돌림) 간호사들은 안전사고에 대해 책임이 일차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불완전한 시스템 등에서 원인을 찾으며 원망하기도 했다.
○…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죄책감을 느낌) 전문가답지 않게 부주의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감을 느꼈다. 환자와 보호자에 대해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꼈다.
○… (사고 후 지지적이지 못한 분위기에 실망함) 간호사들은 주위에서 자신을 위로해 주고 지지
해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제대로 원인을 규명하거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간호사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사건처리과정을 겪으며 조직에 실망하고 상처를 받았다.
○… (원칙에 보다 충실해짐) 환자안전사고 경험 후 간호사들은 간호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더욱 원칙을 준수하고 철저히 확인하게 됐다. 사고 경험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깊은 상처로 남았다. 사고를 계기로 업무수행능력은 더욱 향상되고 성숙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긍정적인 환자안전문화를 조성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부득이하게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고할 수 있는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체계적이고 지지적인 사고처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