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경험한 남자간호사들은 대부분 학생시절 선배들의 영향을 받아 간호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상태에서 병원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재인식하게 된 후에는 성공적으로 병원에 뿌리내릴 수 있게 됐다.
이는 김현수 국립암센터 연구간호사의 간호학 석사학위 논문(한양대) `남자 간호사의 이직 경험'에서 밝혀졌다. 이직 경험이 있는 남자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했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을 받아 진행했다. 연구결과 남자간호사들은 총 4단계의 과정을 거쳐 이직을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이직을 경험한 남자간호사들은 대부분 학생시절 남자간호사 선배로부터 간호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성적 등에 맞춰 병원을 선택했고, 원하지 않은 부서에 발령을 받는 등 만족도가 낮은 상태로 간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각오했던 것보다 힘든 업무와 여자간호사들과의 관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예비가장으로서 미래도 진지하게 고민했다.(직면 단계)
○… 남자간호사로서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경험하며 자신의 취약점을 돌아보고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게 됐다. 결국 사직을 결심하고 직장을 떠났다. 버티지 못하고 사직한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다.(혼돈 단계)
○… 재취업을 준비하면서는 병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으려고 노력했고, 미래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준비했다. 재취업한 병원에서는 전 직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동료 여자간호사들과도 적극적으로 어울렸다. 간호사로서의 보람을 찾아나갔고, 힘든 일이 생겨도 견뎌내려고 노력했다.(재도전 단계)
○… 재도전 단계를 통해 새 직장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남자간호사들은 혼돈스러웠던 과거 경험과 간호사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지우고 간호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재인식하게 됐다. 반면 이 과정에서 적응에 실패하고 불만족을 경험한 간호사는 다시 혼돈단계로 역행했다.(재인식 단계)
김현수 간호사는 “학생 때 자긍심을 갖고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는 선배 남자간호사들을 만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병원에서 신입 남자간호사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