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환자 가족들은 돌봄 과정에서 환자의 남은 삶을 어떻게 다룰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은숙 국립암센터 폐암센터 수간호사의 논문 `말기암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에서 제시됐다. 한국간호과학회에서 발간하는 JKAN 2012년 4월호에 게재됐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환자를 간호하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동의를 얻어 개별면담을 했으며, 돌봄 경험을 총 4단계 과정으로 도출해 제시했다.
○… 가족들은 환자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의료진의 말에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환자에게 상처를 줄까봐 혼자만 간직하며 고통스러워하고, 다른 병원을 알아보거나, 신앙에 의지해 기적을 바라기도 했다.(충격기)
○… 불필요한 치료를 중단하는 의료진에게 섭섭함을 느꼈으며, 분노와 절망,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암의 원인을 찾고 싶어 했으며, 새로운 치료방법이 개발되길 희망했다. 퇴원 처방을 받자 호스피스 상담을 통해 환자를 돌보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혼란기)
○… 호스피스병원 이용 여부를 가족들과 협의했으며,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돌봤다. 혼자서 돌봄을 담당하는 경우 몸과 정신이 심하게 지쳐 있었다. 민간요법을 통해 기적을 희망하고 있었다.(분투기)
○… 죽음을 받아들였으며, 환자에게 사실을 알리고 죽음을 준비시켰다. 심폐소생술 포기(DNR)를 결정하기도 했다. 임종 장소를 정했고, 환자가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수용기)
말기암환자의 가족들은 돌봄 과정에서 환자가 상처받을까봐 사실을 알리는 것을 망설였으며, 환자의 마지막 삶을 어떻게 다룰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돌봄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내적 성숙을 거쳤다.
최은숙 수간호사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사용 등 생명유지를 위해 필요한 의료행위의 선택 여부를 미리 결정하는 사전의료지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족들이 말기암환자 돌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