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환자와 보호자를 치료 및 간호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환자안전을 위해선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호사의 적정 근무환경과 배치수준 등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자안전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자율보고 및 의무보고된 환자안전사고는 총 1만3146건으로, 월 평균 약 1096건이 보고됐다. 이중 중등증 또는 중증, 사망 등 위해정도가 높은 환자안전사고는 총 1962건(14.9%)으로 나타났다.
환자안전 인식개선 국회 토론회 개최
남인순 의원, 최연숙 의원 주최 --- 간협 지역환자안전센터 주관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개선 토론회’가 ‘환자와 보호자가 참여하는 환자안전활동’ 주제로 8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남인순 국회의원과 최연숙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 지역환자안전센터가 주관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환자안전센터, 대한환자안전질향상간호사회가 후원했다. 대한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제1기 지역환자안전센터로 2021년 7월 1일 지정받았다.
남인순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토론회는 환자와 보호자가 참여하는 환자안전 활동의 중요성을 논의하고 환자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환자, 보호자, 의료인이 적극적인 동반자적 파트너십을 갖고 치료와 간호의 전 과정에서 협력해 환자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연숙 국회의원은 개회사에서 “이번 토론회는 환자안전에 있어서 환자와 보호자 참여의 중요성과 이를 이끌어낼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며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환자안전을 증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한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받아 지역환자안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가 환자안전활동에 환자와 보호자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간호가 이뤄져야 한다”며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호사의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배치수준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환자안전법에 따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중앙환자안전센터’로 지정돼 활동하고 있다”며 “모두가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환자, 보호자, 보건의료계 등 전 국민이 체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치료과정에 환자와 보호자 참여했을 때
치료결과 향상, 의료오류 감소, 만족도 증가
‘케어과정에 환자 및 보호자 참여의 필요성’ 주제발표를 한 곽미정 고려대 안암병원 적정진료관리팀장은 “치료과정에 환자와 보호자를 참여시킨 경우 환자치료의 결과가 향상되고, 의료오류가 감소하며,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가 증가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며 “퇴원계획을 세우고 교육하는 과정에 환자와 가족을 참여시킬 경우 위해사건과 예방가능한 재입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환자안전센터에서 펼치고 있는 ‘환자참여 캠페인 Speak Up’에 대해 소개했다. 이 캠페인에서는 내가 먹을 약 내가 챙기기, 환자확인 시 내 이름 정확하게 말하기, 담당의사 이름 확인하기, 의료인에게 얘기해야 할 중요한 정보 메모하기, 궁금하거나 걱정되는 부분 물어보기 등을 환자와 보호자가 실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곽미정 팀장은 “환자와 보호자를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하고 존중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과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 및 보호자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다면적인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 눈높이 맞게 교육하고 홍보해야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 및 파트너십 중요
‘환자 및 보호자의 환자안전활동 참여에 대한 인식’ 주제발표를 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에서의 환자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주체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인만 손을 씻어서는 병원 감염을 막을 수 없고, 낙상 예방교육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환자가 교육받은 대로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투약 확인과정에서도 환자가 먼저 자신의 이름을 얘기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자안전 주의경보를 발령할 때는 그 내용을 환자와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안내문, 카드뉴스, 웹툰, 동영상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홍보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올바른 손씻기 등과 같은 환자안전활동에 좀 더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며 “환자안전의 날 기념행사 역시 환자와 국민, 환자·소비자·시민단체가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국민행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기종 대표는 “환자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보호자, 병원 경영진과 종사자의 환자안전사고 예방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예방활동에 대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환자안전 위해 간호사 적정인력 배치해야
이날 토론회 사회는 김효선 대한간호협회 지역환자안전센터장이 맡았으며,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은 정연이 대한환자안전학회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토론자로 나온 조진경 중앙대병원 간호본부장은 “환자들은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기를 원하고, 의료인과의 의사소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간호사는 환자에게 구체적인 설명, 상담, 교육을 제공하는 등 환자참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안전을 위해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법으로 명시해 준수하는 등 적정인력을 확보하고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며, 숙련된 간호사들이 떠나지 않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은 “환자안전활동에 환자와 보호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하지만 참여 의무만 강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되기 위해 미리 훈련되고 학습된 사람은 없다”며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쉽게 설명해주고, 환자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시우 법무법인 담헌 변호사는 환자안전사고 주요 판례를 소개했다.
이진한 동아일보 기자는 “환자 참여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며 “다학제 진료를 하면서 환자와 보호자를 참여시키는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안전사고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병원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그동안 제1차 환자안전종합계획(2018-2022)을 통해 환자안전 보고체계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환자안전법은 보건의료기관의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가 참여해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환자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등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안전 캠페인을 환자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환자안전 전담인력의 역할과 기능, 평가체계를 점검하고 보다 구체화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