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대부분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 간호돌봄봉사팀의 하루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전날 장거리 산행 후 물집 제거한 참가자들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숙소에서 다시 간호를 받았다. 조용한 텐트 안, 조심스럽게 소독을 하는 간호돌봄봉사단 팀원의 손길들.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폼 드레싱을 붙이며, 총 3건의 처치를 마친 시간은 4시 30분. 팀원들은 간단히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 뒤, 새벽 5시에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고통을 동행하는 간호돌봉사팀원의 산행
오늘의 걷기 행사는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7사단 대대 위병소 앞에서 시작됐다. 준비운동을 마친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산행 코스로 들어섰다. 그러나 출발 10분 만에 첫 번째 열외자가 발생했다. 발가락이 마비되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참가자는 현장에서 바로 숙소로 이송됐다. 문진 끝에 통풍이 의심됐고, 간호돌봄봉사팀은 신속히 조치에 나섰다. 통증 관리, 마사지, 정형외과 진료 안내까지. 그가 다시 쉴 수 있도록 한 후, 팀은 다시 산으로 향했다.
오늘의 코스는 차량도 접근할 수 없는 수리봉 정상. 간호돌봄봉사팀은 무거운 약품 가방을 둘러메고 1000미터 고지의 등산로를 묵묵히 걸었다. 산길은 거칠었고, 응급 상황은 계속됐다. 벌에 쏘인 참가자 2명, 험한 바위에서 넘어져 타박상을 입은 이 2명. 그 자리에서 신속한 응급처치가 이어졌고, 필요에 따라 진통제도 투여됐다.
하산길이라고 편하지 않았다. 미끄러운 계곡에서 두 명이 미끄러져 넘어졌다.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숙소인 오토캠핑장으로 이송돼 추가 간호가 이어졌다. 찰과상, 염좌, 근육통. 야외이지만 간호돌봄봉사팀은 숙련된 손길로 현장의 아픈 참가자들을 간호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간호돌봄봉사팀의 손길
산행이 끝났지만 간호돌봄봉사팀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캠핑장으로 돌아온 후에도 참가자들은 땀띠, 물집, 타박상 등 다양한 증상으로 봉사팀을 찾아왔다. 사타구니 습진엔 연고, 발 통증엔 근이완제와 진통제, 수포에 대한 팀원들의 케어가 이어졌다. 하루 동안 추가로 7건의 케어가 이뤄졌고, 간호돌봄봉사팀 팀원 4명은 기록과 물품 정리, 응급대응을 분담하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였다.
오늘 참가자들이 걸은 거리는 30km. 전날보다 10km 이상 늘어난 거리였다. 고된 하루였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힘든 하루였지만, 우리가 있어 이들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한 간호돌봄봉사팀 팀원의 말은 이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간호,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늦은 오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예고 없는 비는 내일의 걷기 일정을 위협하고 있지만, 간호돌봄봉사팀은 이미 대비하고 있다.
“내일 더 많은 케어가 예상되지만, 간호돌봄봉사팀 팀원 모두가 함께 하면 어떤 상황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한 팀원은 차분하게 말했다.
산길도, 고통도, 비도. 그 무엇도 이들의 간호돌봄봉사를 멈출 수 없다. 내일도 이들의 손길은 참가자 또다른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