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냉방증후군’, 일명 ‘냉방병’ 환자가 늘어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가 5℃ 이상 벌어질 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정식 의학용어는 아니지만, 여름철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 … 감기와 유사 증상
냉방병의 주된 원인으로는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이 ▲장시간 냉방 노출 ▲에어컨 필터나 냉각수에 서식하는 세균 등이 꼽힌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번식하기 쉬운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도 냉방병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냉방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흔히 두통, 전신 피로감, 근육통,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감기와 유사하게 인후통, 콧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 위장장애를 겪거나,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악화를 경험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 손발이 붓거나 오한을 느끼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감기’와 구별법은? 전문가 “만성질환자 특히 주의해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윤지현 교수는 “냉방병과 감기 구분이 어렵다면 냉방 환경을 벗어난 후 증상이 호전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37.5℃ 이상의 발열이 지속되거나 심한 근육통,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계속될 경우 레지오넬라균 감염 등 다른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냉방병이 지속될 경우 면역력 저하로 인한 감염 질환 취약성 증가는 물론,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만성화되어 만성피로증후군이나 소화기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천식, 알레르기 질환, 심폐기능 이상, 관절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증상이 더욱 심해지거나 기저질환이 악화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내 적정 온도 유지와 생활 습관 개선이 예방 핵심
대부분의 냉방병은 충분한 휴식과 냉방기 사용 조절을 통해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윤 교수는 냉방병 예방과 회복을 위해 ▲실내 온도를 24~26℃로 적절히 조절하고, 실내외 온도 차이를 5℃ 이내로 유지할 것 ▲실내 습도를 50~60%로 조절할 것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 가벼운 운동을 통해 전신 컨디션을 회복시킬 것 ▲에어컨 필터를 2주마다 청소하고, 2~4시간마다 5분 이상 환기할 것 ▲긴소매 옷이나 얇은 담요를 준비해 찬 공기로부터 몸을 보호할 것 ▲찬 음식이나 음료 섭취를 제한하고, 수면 시에는 배를 따뜻하게 덮고 취침할 것 등의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만약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고열, 심한 근육통,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